자녀의 유학을 계획 중인 부모라면 꼭 봐야하는 글 2부#유학#유학준비

2019. 8. 13. 23:13컬럼 (주슨생)

2004년 고3 올라가던 시기,

(이과) 수학과 과학을 고3 과정까지 마친 후, 중국으로 가게 됩니다.

 

당시 국제학교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한국인이 12명 있었고, 중국대학 준비반과 뉴질랜드 대학 준비반

2가지 커리큘럼이 있었는데

저는 중국대학 준비반에 들어가게 됩니다.

 

중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하게 된다면

세상 어디에 떨어져도 생존이 가능하겠다는

당찬 포부가 있었던걸로 기억됩니다.

 

제가 나온 국제학교 정책은 11일 수업하고 3일 쉬는 구조였습니다.

 

수업 11일 : 월화수목금토일월화수목

휴일 3일 : 금토일

그러다보니 집중 공부, 집중 휴식이 가능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좋든 싫든

학교에 상당 시간 동안 공부를 위해 머물러 있어야 했는데

국제학교 정규 수업시간은 08:00 ~ 16:00 였습니다.

 

즉 정규수업 시간 이후에는 자유시간이라는 뜻입니다.

이 때는 제가 중국어, 영어, 수학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학업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공부도 상당히 재밌었고요

게다가 격일로 15시부터 16시까지 체육시간이 있어서

축구, 농구 등 운동을 원없이 할 수도 있던 시기였습니다.

 

공부량이 확실히 줄어든 반면에

사교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의 폭이 넓어지니,

제 사회성이 상당히 발달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말 한 마디 안 통하던 제가 어느덧 중국 학생들과 말싸움할 수 있는

수준으로 되고, 학교에 이런저런 요구를 할 정도로 성장하게 되니,

이런 경험들이 쌓여, 앞서 말씀드린 사회성 발달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가을학기이기 때문에 저는 고등학교 2학년 2학기부터

졸업할 때까지 1년 반의 시간을 국제학교에서 보냈습니다.

 

한창 중국 유학붐이 일어나던 시기였기 때문에

처음에 10명 남짓이던 한국 학생들은 제가 졸업할 때에는

120명으로 늘어나 있었습니다.

 

초,중,고 학생들이 모두 같은 학교 건물안에 있으니

자연스레 선배들이 후배들을 관리하게 되는

일장일단이 있는 관례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제가 1년 반의 시간동안 저랑 많게는 10살 차이나는

홀로 유학온 아이들과 학교를 다니면서 느낀 점은 크게 두가지 입니다.

 

1. 조기유학은 장점보다 단점이 크다.

 

한국에서는 부모님으로부터 일상에서 인성 교육을 받게 됩니다.

아이들이 생활하는 과정에서 잘못이 있다면 올바른 길로 이끌어주는

부모의 역할을 타국에서는 찾기는 어렵습니다.

 

부모가 곁에 없으니 아이들이 주로 의지하고 기대는 사람은

한국인 형, 동생 또래가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있을 때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공부를 못하기 때문에'

'한국에 있으면 사고만 치기 때문에'

'한국에 있으면 나쁜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케이스로 유학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일명 도피유학입니다.)

 

이 점들로 인해 유학생들의 국내 인식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직 인격적으로 완성이 안된 또래들끼리 의지하면서

유학 생활을 하고, 통제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아이들이 되돌릴 수 없이 이탈할 확률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유학생활 하던 도중에 유학을 포기하고 귀국하거나

다시 다른 나라로 떠난 경우도 많았습니다.

 

2. 유학은 스스로의 판단력을 키울수 있는 기회이다.

 

1번처럼 유학생활에서 단점이 있지만 장점도 있습니다.

유학을 위해 현지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모든 것을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요즘 말로 타국 학교에서 인싸가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내가 사용한 언어 표현이 맞는 것인지?

나는 언제 유창하게 말할 수 있을지?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한국에서 누가 나를 위해 대신 고민해주기도 했고 답을 주기도 했는데

유학을 오면 모든 행동이 자신의 책임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어릴때 의,식,주에 대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유학생활에서는 모든 것이 고민입니다.

 

저는 유학은 생존을 위한 싸움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생존이라하면 자기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도 제 자식에게도 이렇게 교육을 시킬 것입니다.

 

저처럼 부모님과 함께 유학생활을 한다면 더없이 나을수 없으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혼자 유학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 많지만

글로 표현하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2편으로만

이야기 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자녀 유학을 계획중인 부모님들께

드리고 싶은 두가지 말씀이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자녀가 중학교 2~3학년 나이 때

특히 수학 과목에서 고교 수준을 선행학습 후, 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수학은 만국 공용어기 때문에 한국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다면 대학 전공에서 경제나 금융을 전공해도 수업을 따라가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그만큼 대학 전공 선택의 폭이 넓어집니다.

(유학에서 최악은 해당나라 대학 언어학과에 진학할 수 밖에 없는 수준일 때입니다.)

 

게다가 유학온 수많은 한국 학생들이 여러 이유로 수학 수준이 낮기 때문에

대학 졸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국과 반대로 외국 대학은 들어가기 쉬워도 나오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두번째, 자녀들에게 유학에서 공부라는 주안점 보다는

넓은 시야와 사고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왜 성적이 이것밖에 나오지 않았어?

공부는 잘 하고 있니?

이번에는 몇 등 했어?

 

이렇게 학업적인 질문과 실수에 대한 질책과 다그침 보다는

 

외국인 친구가 얼마큼 생겼니? 방학때 한 번 데리고 오지 그래?

여자친구는 생겼니?

커서 하고 싶은 꿈이 생겼니?

 

이렇게 학업 외적인 질문을 통해 자식과의 대화 정도의 폭을

한 번 넓혀보시기 바랍니다.

 

해외 발령받기 전 제 부친께서는 매일 밤 늦게 퇴근하셨습니다.

사춘기 시절 성적표가 나왔던 날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고

일상적인 대화는 초등학교 이후로 나누었던 기억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가족이 중국으로 가서

아버지 퇴근이 빨라졌고, 주말에는 함께 놀러다니고

가족 모두가 중국어 능력 상승과 중국문화 적응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관심사가 동일하게 되었습니다.

 

저와 부모님과는 30년이라는 세월의 차이가 있지만

공통의 관심사를 가졌던 4년이라는 세월이 있으니

대화할 컨텐츠가 끊이지 않아

우리가족이 참으로 화목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특별한 케이스이지만 자식과 학업 외적으로는

대화가 적은 부모들은 어쩌면 자녀 유학이 자녀와의 유대관계를

키울수 있는 기회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유학을 해보니, 제 자식은 대입까지 험난한 과정을

겪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창의력은 스스로의 판단력에서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저는 제 자식을 넓은 세상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지만 다음 기회에 또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